지혜/시모음

[스크랩] 침 묵 / 이해인

woo2park 2009. 2. 2. 14:32

 

 


          침 묵

           

                                         / 이해인


          맑고 깊으면
          차가워도 아름답네
          침묵이란 우물 앞에
          혼자 서보자

          자꾸자꾸 안을 들여다보면
          먼 길 돌아 집으로 온
          나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이끼 낀 돌층계에서
          오래오래 나를 기다려온
          하느님의 기쁨도 찰랑이고

          "잘못 쓴 시간들은
          사랑으로 고치면 돼요"
          속삭이는 이웃들이
          내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고

          고마움에 할 말을 잊은
          나의 눈물도
          동그랗게 반짝이네

          말을 많이 해서
          죄를 많이 지었던 날들
          잠시 잊어버리고
          맑음으로 맑음으로
          깊어지고 싶으면

          오늘도 고요히
          침묵이란 우물 앞에 서자

           

           

           

출처 : 세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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