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시모음

[스크랩] 봄

woo2park 2009. 3. 17. 15:23

   봄

 

쏜살같이 날아가는 봄싸라기 나날들
다닥다닥 붙어있는 눈꼽들의 아픔들 
뻐얼건 눈 찌르시는 송곳날의 아픔들
네가 진정 소경이라 찌르시는 철퇴의 서릿발

 

비염 알레르기 몸살감기 달고살고
하얀 콧농들이 중이염을 몰아와서
매일 멍멍하게 짓누르는 답답함은
너의 귓구멍을 송곳으로 뚫으라는 주님의 음성

매일매일 내지르는 주님의 고함소리
멍멍답답  잡음으로만 들려오는 나의 귓구멍
폭풍소리 울부짖어도 굳게 잠긴 너의 귓구멍
 
불신앙의 욕망으로 허상만을 좇는 봄
불순종의 허깨비로 허무하게 가는 봄
사랑으로 추위쫓는 훈풍들은 더딘 봄

 

심장을 짓이겨서 주님의 뜻 깨달으라
주님께 순종하라 그렇게 두들겨 패도
이봄을 거부하는 둔탁한 바윗돌 마음
훈계를  거부하는 지독히 우매한 가슴
신기루 허망만을 붙좇는 나의 강 심장

 

뻑쩍찌근한 무릎관절들의 내리막 길
이젠 조심하라는 육체의 말은 들어와도
네가 곧 절음발이라고 말씀하시는 음성
네가 곧 앉은뱅이라고 경고하시는 소리
네가 먼저 행동하라는  책망은 다 뿌리치고
나도 쪼매 괜찮은 사람으로 착각하는 나의 우매함

 

네가 바로 영혼이 오그라진 병신이라고
네가 결코 건강한 아들놈이 아닌거라고
이리저리 요리조리 내 착각을 두들겨패도
그래도 나는 잘 믿고 살아 온 성도이며
그래도 나는 쓸만한 자식일 것이라고 
그러한 착각 속에 우기며 버텨 온 철부지 인생
지금도 그 속에서 거들먹거리는 미련 곰탱이 나

 

막대기 몽둥이 쇠꼬챙이 철퇴로 내리치시고
얼르고 달래고 불가마로 집어넣어 담금질하시며
천둥번개 비바람으로 벼락치는 불호령을 내리시고
요리조리 도망 못 가도록 혼쭐나게 틀어 막으시고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얼르고 달래기도 하시는 주님
 
당신의 이 놀라운 부성(父性)
당신의 이 미련 공탱이 은혜(恩惠)
당신의 이 이해할 수 없는 미친 사랑

너는 그저 놀라고!
너는 그저 감격하고!
너는 그저 감사하여라!
이 우둔하고 미련한 곰탱이 자석아!

 

이 구제불능의 죄인이
당신의 자녀로 살 수 있는
오직 단 하나의 길은
오로지 당신의 무한한 그 은혜일 뿐 

 

내 모든 연약함
내 모든 어리석음
내 모든 허상망상들
몽땅 다 당신께 맡길 수밖에 없네요.
이 일마저도 제 스스로 할 수 없네요.

 

그 누구가 감히
인간에게 선한 것이 티끌만큼이라도 있다고 말을 했던고!
사람에게 선한 행위가 털끝만큼이라도 있다고
겁대가리 없이 감히 내세우는 자
도대체 그 자가 누구이더란 말인가!

 

구제불능의 이 죄인이
살아 갈 길은 오직 단 하나
당신의 그 무한한 은혜일 뿐 
일을 아니할지라도
당신을 믿고 신뢰하는 것을
당신의 일로 알아주시는 주님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만 변화될 수 있다네요.
사람이 진실하고 선하고 의롭고 아름답다는 모든 것도
당신 앞에는 한갖 회칠한 무덤 속의 악취나는 뼈다귀일 뿐
몽땅 부패한 인간의 처절한 무력함 속에서 절규하며
오직 당신의 은총만을 의지하나이다!
오직 당신이 계신 하늘만을 바라나이다!
오직 은혜의 성령만을 의지하나이다!

 

성령의 불이 아니면
이 구제불능의 인간이
한 순간도 의롭게 살 수 없나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처럼 처절한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구원에 인간의 행위를 보태는
그 어떤 쓰레기들의 신앙과 신학을
티끌의 반 조각 만큼도 이해할 수 없다.

 

그 누구가 감히
예수님의 완전한 구원의 역사에
털끝 반의 반 쪼각만치라도
더 보탤 수 있다고
어리석고 발칙하고 방자한 생각들을
그렇게 함부로 막 해대고 싸댕기는가!

 

오직
내게 네게 자랑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주님의 은총일 뿐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인생에게 자랑할 것이 더 무엇이 있으랴!
인생에게 자랑할 것은 오직 주님의 은총 뿐이라!

 

오, 주님!
당신의 온전한 자비와 은총만을 의지하나이다!
이 죄인이 당신의 구원만으로 자랑하겠나이다!
당신의 무한한 사랑만을 선포하리이다!

 

오직 주님의 은총만으로
이 죄인을 당신의 자녀로 새롭게 빚으소서!
당신이 사랑하시는 당신의 교회를
당신이 사랑하시는 당신의 나라를
오직 당신의 은총만으로 새롭게 창조하소서!

 

쑥 냄세 그윽하고
파릇파릇 꿈틀거리는 새싹의 몸짓 
갓 피어난 고사리같은  봄의 손길들
엄마 동생 누워 있는 봄의 산자락 언저리

 

이 찬란한 서글픈 봄에
언덕받이 언저리에 흐물거리는 아지랭이
가물가물 구물구물 그리움으로 피어오르고
진달래 꽃망울 바로 딱 하나가
지금 막 울부짓듯이 터지려고 한다.

 

2009. 3. 15.

출처 : 마음이 머무는 공간
글쓴이 : 꿈속의 언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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